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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와 22조원 규모 계약체결, 마지막 퍼즐은 HBM 퀄테스트

by semojeong94 2025. 7. 28.

삼성전자는 28일 장 시작 전 "8년 5개월 동안 총 22조7,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초대형 장기 공급계약을 공시" 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2025년 7월 24일부터 2033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2024년 삼성전자 매출(약 300조8,709억원)의 7.6%에 해당합니다. 계약 상대는 ‘글로벌 대형 빅테크’로만 표기됐으며, 실제 고객사는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계약 기간을 나눠보면 연평균 매출은 약 2조7,000억원 규모, 연간 매출 비중 0.9% 내외로, 수치상으로는 단일 연도 실적 영향이 크지 않은 셈입니다.

 

삼성 파운드리
출처 : 비즈니스 포스트

 

글로벌 빅테크 계약 상대는 어디일까?

 이번 파운드리 계약은 규모와 기간을 감안할 때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손꼽히는 주요 빅테크 기업만이 가능한 딜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실제로 언론과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애플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경우, AI 수요 폭증에 따른 TSMC의 캐파(생산능력) 한계 및 공급망 리스크 분산 필요성 탓에, 기존 협력사 외 새로운 위탁생산처 확보가 거론되어 왔습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직군·서버용 반도체 자체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형 파운드리 고객군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계약에서 ‘글로벌·대형·빅테크’를 복수로 명시한 만큼, 복수 고객 또는 주요 AI 플랫폼·클라우드 기업 중 한 곳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삼성의 아픈 손가락 파운드리, 변화의 신호?

 비록 22.7조원이라는 계약 규모가 8년 5개월에 걸쳐 분산된 장기 수주로, 연간 매출 기준 비중이 1%도 되지 않는 비교적 소규모에 그칩니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대형 수주는 실질적 의미와 상징성이 큽니다. 삼성전자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파운드리 사업부가 약 2조~2조1,0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미세공정 수율 문제, 주요 AI 빅테크 고객사 확보의 지연 등 구조적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로,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업부 전체의 체질 개선과 생존전략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22.7조원 장기 수주는 연간 실적 개선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고정적인 대규모 주문을 통해 신규 첨단공정 가동률을 개선하고, 대형 고객사와의 거래 실적을 쌓아 대외 신뢰도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최근 수년간 꾸준히 벌어졌던 배경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발표에 따르면, 2024~2025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에서 TSMC가 약 67~69% 비중을 기록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9~13%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그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두 회사 간 기술 신뢰와 고객 기반 차이가 벌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번 수주를 계기로 시장 신뢰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점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자사 2세대 3나노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 2500 양산에 성공하면서, 갤럭시Z플립7에 자체 AP를 전량 탑재했습니다. 이 성과는 “수율 개선 및 미세공정 경쟁력 복원”을 대외적으로 입증한 상징적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존 TSMC 중심의 첨단공정 및 빅테크 납품 사례에서 벗어나, 삼성 파운드리만의 첨단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반영하는 실질적 지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게다가, TSMC의 글로벌 캐파(생산능력)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글로벌 대형 고객사가 추가 생산력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전자는 “첨단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신규 대형 수주→실적 개선”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을 맞이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대형 수주는 연간 비중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의 신호, 신뢰의 복원, 그리고 파운드리 사업부 정상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전략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남다릅니다.

 

남은 퍼즐은 ‘엔비디아 퀄테스트’와 고부가 메모리 공급

 키움증권,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에서 지난 1주일간 발표한 삼성전자 리포트에 따르면, 파운드리 부문 대형 장기 수주 자체만으로 삼성전자 주가에는 긍정적 모멘텀이 기대되지만, 시장의 이목은 HBM·DRAM 등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공정 ‘두 축의 품질·출하’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1세대 1cnm D램 수율이 애초 기대치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HBM4의 후공정 등 품질 평가도 최근 기대를 상회하며,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공급에 파란불이 켜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증권가는 “이제 삼성전자의 마지막 퍼즐은 엔비디아 퀄테스트 완벽 통과 및 본격 납품에 달렸다"며, “TSMC의 캐파 포화 및 메모리·파운드리 첨단공정 신뢰가 실적으로 입증되면 본격적인 주가 반등이 촉발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대형 수주, 신공정 기술력 신뢰도 입증, 메모리사업 첨단화라는 삼박자를 기반으로, 반도체 양대 시장에서의 위상 탈환을 위한 본격적 도약기에 진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