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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안 퇴짜, 그 이유는?

by semojeong94 2025. 6. 2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미국과 유럽연합 등 주요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으며 거의 마무리되었죠. 그러다가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퇴짜를 놓으며 보완요청을 했습니다. 관련하여 양사의 합병 과정과 마일리지 통합안 퇴짜의 이유, 해외 항공사와 비교한 대한항공 마일리지 몰의 규모 등을 분석해봤습니다.

 

대한항공 기체 사진
대한항공 제공

 

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왜 하게 되었을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논의는 2020년 11월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합병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위기 극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약 64%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두 항공사는 총 239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메가 캐리어’로 도약하게 됐습니다.

 

합병 과정에서는 유럽연합(EU)과 미국 법무부(DOJ) 등 주요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특히, EU 집행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과 중복 노선 재분배를 조건으로 2024년 11월 최종 승인을 내렸습니다. 미국 법무부 역시 독과점 우려가 해소됐다고 판단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로써 두 항공사의 매출 규모는 약 23조735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 항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합병 과정에서 마일리지 통합, 인력 재배치 등 다양한 과제가 남아 있어, 실질적인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2. 마일리지 통합안 반려의 주요 원인

2025년 6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반려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공정위가 지적한 핵심 사유는 ‘자투리 마일리지’ 보호 방안의 미비와 마일리지 사용처의 부족이었습니다. 항공권 구매나 좌석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마일리지에 미치지 못하는 소액 마일리지 보유자들은 마일리지몰을 통해 잔여 마일리지를 소진해야 하는데,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몰이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상품 종류와 사용처가 현저히 적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실제로 공정위는 “마일리지 사용처가 지금도 줄고 있고,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며, 소액 마일리지 보유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통합비율 산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고, 아시아나항공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점도 반려 사유로 꼽혔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한항공 측에 즉각적인 수정 및 보완을 요청했고, 대한항공은 내부 검토를 통해 보완안을 마련 중입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향후 통합안은 소비자 보호와 마일리지 가치 보전을 중심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3. 대한항공 마일리지몰의 해외 항공사와의 규모 비교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몰은 다양한 상품군을 제공하고 있으나, 해외 주요 항공사와 비교할 때 상품 수와 사용처 측면에서 현저히 작은 규모임이 드러났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몰에서는 가전제품, 여행용품, 기프트카드, 패션잡화, 건강·뷰티 등 여러 카테고리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나, 실제 상품 가짓수는 제한적이며 인기 상품의 경우 품절이 잦아 소비자 불만이 높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몰 역시 품목과 물량이 부족해, 최근에는 마일리지 소진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은 마일리지몰에서 수천 개 이상의 상품을 제공하며, 전자제품, 백화점 상품권, 호텔 숙박권, 렌터카, 각종 기프트카드 등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 항공사는 마일리지로 항공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휴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마일리지 직접 구매, 현금+마일리지 혼합 결제, 시즌 특가 등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1마일 가치는 약 15원 수준으로, 델타항공(17원), 유나이티드항공(23원), 아메리칸항공(23원) 등 해외 항공사에 비해 낮으며,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상품군의 폭도 좁습니다. 해외 항공사들은 마일리지몰의 상품 수, 제휴처, 결제 방식 등에서 대한항공보다 월등히 앞서 있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몰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마일리지 통합안 심사에서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었으며, 향후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몰을 대폭 확장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