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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가 최고의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에 대한 배신(트럼프, 스테이블코인)

by semojeong94 2025. 7. 12.

이번 주말에는 미국 국채와 금리에 대해서 공부해보려고 하는데요. 오늘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한때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불렸던 미국 국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최근 들어 많은 분들이 미국 국채에 투자했다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 해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미국 국채 ETF를 매수했지만,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미국이 국채를 더 발행할 거라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채 가격이 오르기는커녕 하락하여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도 한 때 TMF에 투자했던 사람으로서 '언더스탠딩'에 이선엽 대표님이 관련 내용을 설명해주셔서 가져왔습니다.

 

이선엽 대표

 

 

미국 국채,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다?

한때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이야기지만, 미국 국채가 마치 브라질 국채처럼 위험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 망한다는 개념은 절대 아니지만,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만큼의 이득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이는 기존의 투자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신호이며, 단순히 미국 국채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이 불안감은 당장 현실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앞으로 다가올 불안감의 모든 뿌리가 바로 이 금리 문제에 있다고 하니,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최근 뉴스 기사에서도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국채 시장, 특히 장기물이 '비명을 질러대고 있다'고 보도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 국채 발행에 대한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는 뜻인데, 쉽게 말해 투자자들이 "미국이나 영국이 이 많은 빚을 갚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전에는 이런 의심조차 없었는데 말이죠. 더욱이 문제는 발행하려는 국채의 양이 시중의 국채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내면 물가가 오르고, 이는 다시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감당할 수 없는 이자 부담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채를 사 줄 사람들이 부족해지자, 미국 정부는 금융 규제 완화를 통해 국채 매입 여력을 늘려주는 방안까지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이 은행이 파산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미국 국채를 너무 많이, 그것도 장기물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국채 평가 손실이 커졌고, 결국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청에 돈을 내어주지 못했던 것이죠. 이는 미국 국채를 들고 있다가 망한 첫 사례로 기록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우리가 흔히 아는 부실 자산 위기가 아닌,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자산에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를 준 셈입니다.

 

'금리'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리는 무엇일까요? 금리는 바로 '돈의 가격'입니다. 돈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곧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돈의 가격이 내려가면 자산의 가치는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지금 많은 투자자분들이 궁금해하는 한국과 미국의 주식 시장의 끝은 언제인지, 그리고 조정이 언제 올 것인지에 대한 답은 모두 금리에 달려 있습니다.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자산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집값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사실 집값을 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리를 올리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돈의 가격을 낮춰야 하고, 이는 결국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듭니다. 흥미롭게도, 과거 '좌파 정권'으로 불리는 정부들이 들어섰을 때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이것 역시 금리와 연관이 있습니다. 좌파 정권은 보통 분배에 초점을 맞추기에 금리를 내리는 정책을 많이 펼치게 되고, 이런 환경에서는 집값을 잡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반대로 성장 위주의 '우파 정권' 시기에는 금리가 오르는 경향이 있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국의 많은 투자자와 서민분들도 집을 무리해서 사셨을 텐데, 가장 무서운 것은 집값 하락이 아니라 금리 상승입니다. 금리가 크게 오르면 돈의 가치가 상승하여 자산 가치에도 문제가 생기지만, 더 큰 문제는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이 너무 커져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워렌 버핏 또한 최근 달러 약세에 대한 걱정을 표하며, 미국 정부가 지금처럼 돈을 많이 쓰고 빚을 갚지 못하면 달러 약세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재정 적자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강한 메시지입니다.

 

트럼프의 '묘수'와 숨겨진 위험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돈을 더 쓰고 싶지만, 이미 빚도 많고 사람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기 시작했기에 국채를 더 찍어내도 사 줄 사람이 없다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이에 트럼프가 내놓은 '묘수'가 바로 스테이블코인과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규제 완화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90일 만기 이하의 단기 미국 국채를 담보로 발행되는데, 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업자들은 국채 이자(현재 약 4%)를 수익으로 가져갑니다. 이는 발행업자들이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여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냅니다.

미국이 발행할 수 있는 국채의 양은 부채 한도로 정해져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싶어 하는 업자들이 많아지면서 국채를 서로 사려고 경쟁할 것이고, 이는 국채 가격 상승과 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또한, 전체 국채 중 단기물 비중이 커지면서 장기물 발행량은 줄어들 것이고, 이는 또다시 장기물 국채 가격 상승과 금리 하락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서도 돈을 더 쓸 수 있는 우회적인 방법이 되는 셈이죠.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결국 '사적인 양적 완화'와 다름없습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돈은 잠기는 것이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업자가 국채를 담보로 코인을 발행하여 이 돈이 시장에 '곱하기 2'로 풀리는 효과를 냅니다. 이렇게 시장에 돈이 넘쳐나면 자산 시장은 크게 오를 수밖에 없고, 일정 수준이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물가 상승을 제어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통화량이 많아지면서 물가가 올라가고, 이는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국채 시장을 무조건 안전하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이러한 변화와 숨겨진 위험을 인지하고 투자 전략을 세심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