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과 미국의 관세 합의가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관세 합의 소식에 발등에 불이 떨어져 올코트 프레싱, 즉 유관 정부인사를 모두 미국으로 급파해 관세 협상 총력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한-미 관세협상부터 엔화와 달러의 미래이야기까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 김준송 대표님의 뷰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일본-미국 관세 합의, 일본은 웃고 한국은?
최근 일본과 미국 간의 관세 합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일본은 이번 합의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도요타 같은 일본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고도 상황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일본이 자국 내 일자리를 유지하고 달러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대차나 기아차가 이미 미국에 공장을 옮기겠다고 결정한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볼 때 15% 관세가 적용된다 해도 일본만큼 실질적인 이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서 수출하는 것과 미국에서 만들어서 수출하는 것의 비용 차이가 관세 15%와 비슷해진다면, 결과적으로 일본의 협상 전략이 우리보다 더 잘 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많이 나가게 되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해외에서 번 달러가 국내로 잘 들어오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무역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순히 숫자 이상의 복잡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은 품목별 관세는 물론, 비관세 장벽 문제에 집중하며 각 나라별로 매우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일본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반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협상 과제와 우려되는 점
우리나라는 일본과는 달리 미국과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처럼 큰 틀에서 과감한 양보를 하기 어려운 작지만 민감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농산물 시장 개방, 망 사용료, 구글 지도 서비스, 비관세 장벽과 관련된 규제 등이 대표적인 이슈들입니다. 새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 민감한 문제들을 선뜻 양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때로는 이러한 작은 문제들을 양보하고 더 큰 실리를 얻는 것이 전체 국익에 좋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민감한 이슈들에서 양보하지 않고 버틴다면, 큰 틀에서의 협상 타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습니다. 협상이 잘 풀리지 않아 높은 관세가 유지된다면,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주식의 반등이 '한바탕 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성공적인 합의로 인해 우리나라도 잘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이미 공장 이전을 결정한 상황에서 일본과 같은 '실리'를 챙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엔화와 달러의 향방: 복잡한 외환 시장
일본의 선거 결과와 이로 인한 총리 사임 소식은 엔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민당의 참패는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며, 이는 향후 일본의 재정 확대와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 국채 금리 상승(베어리시 스티프닝)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엔화는 이자율에 매우 민감한 통화이며,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도 엔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또한, 정치적 불안정으로 일본의 통화 및 경제 정책이 더욱 모호해진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본 자산을 기피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엔화는 당분간 강세보다는 약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달러의 흐름 또한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약세 시대가 본격화되었다는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세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 첫째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매우 좋다는 점입니다. 고용, 물가, 경기가 전반적으로 괜찮으며, 이는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달러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무역 이슈입니다. 관세 전쟁의 궁극적인 승자가 미국이 될 수 있으며, 공급망이 안정화되면 미국 기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 상황입니다.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경기가 좋지 않아 자국 통화 강세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달러 강세에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