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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 호르무즈 해협이 뭐길래?

by semojeong94 2025. 6. 23.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직접 폭격하면서 중동 정세는 전례 없는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2025년 6월 21일(현지시각), 미국은 이란 본토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 3곳을 정밀 공습했으며, 이는 미국이 이란 본토를 직접 타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사실상 전쟁 행위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국은 이번 공습이 체제 교체나 민간인 공격이 아닌 핵시설만을 목표로 한 군사조치임을 강조했으나, 이란은 즉각 강경한 반발과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특히 이란 의회는 미국의 폭격에 대한 대응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결의했으며,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며 외교적 문을 닫지는 않았으나, 보복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란 내 강경파들은 미국에 대한 전면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의 강력한 레버리지로 꺼내든 상징적이자 실질적 위협이 되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위치
출처 : 뉴스1

 

호르무즈 해협의 위치와 국제적 중요성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으로, 북쪽은 이란, 남쪽은 아랍에미리트에 둘러싸인 오만의 월경지와 접해 있습니다. 해협의 길이는 약 160km, 가장 좁은 곳은 폭이 약 33~39km에 불과하며, 수심은 75~100m 정도입니다. 이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 세계 최대 산유국들이 생산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세계 시장으로 수출하는 유일한 해상 통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30%, LNG 수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합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로 수출되는 중동산 원유의 상당 부분도 이 해협을 거치며, 한국의 경우 수입 원유의 약 70~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옵니다. 대형 유조선 대부분은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하므로, 이란은 사실상 해협의 통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에너지 물류의 초크포인트(전략적 요충지)로, 이 해협이 막히면 세계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국제유가·환율 등 경제적 파장과 우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제로 실행할 경우, 국제유가는 단기간 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JP모건, 바클레이즈, 시티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이란 의회가 봉쇄를 결의한 직후,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5.7% 급등해 81.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은 전 세계적으로 ‘오일 쇼크’를 초래할 수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 산업계의 생산비 상승, 소비자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외환시장 역시 불안정해져, 원/달러 환율은 6월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9.4원 오른 1375원으로 출발해 장중 1385원까지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증시 역시 유가 불안과 환율 급등 등으로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으며,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 회피 심리가 확산되었습니다.

 

이란의 해협 봉쇄는 이란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란 역시 원유 수출에 호르무즈 해협을 활용해야 하므로, 봉쇄는 자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됩니다. 미국과 서방, 아시아 국가들은 해협 통과를 위해 함대를 파견하거나, 항로 변경, 우회 운송 등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해협 봉쇄로 인한 운송비 상승, 선박 보험료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2차·3차 경제적 파장도 우려됩니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봉쇄 결의에 대해 “경제적 자살 행위”라고 경고하며, 실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막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역사적 사례와 파장

역사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걸프전) 당시 이란과 이라크는 상대방의 유조선과 상선을 공격하는 ‘유조선 전쟁(Tanker War)’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기뢰를 설치하거나 선박을 억류하는 등 통항을 심각하게 위협한 바 있습니다. 이 시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미사일, 어뢰, 기뢰 등 다양한 공격에 노출되었고, 국제유가는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완전한 봉쇄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이란은 여러 차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했으나, 실제로 전면 봉쇄에 나선 적은 없고, 기뢰 설치나 선박 억류 등 제한적인 조치에 그쳤습니다.

 

이번처럼 이란 의회가 공식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결의한 것은 중동 정세의 긴장을 상징적으로 넘어 실제적 위협으로 전환한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해협 봉쇄 위협만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 불안이 확대된 바 있으며, 실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그 파장은 1980년대 유조선 전쟁 시기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최종 결정을 주시하며, 해협 통과를 위한 군사적·외교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