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창업 이후 다양한 산업군에 진출하면서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자동차, 건설, 금융 등 한국 경제 발전을 이끈 핵심 산업의 중심에 서 있었고, 이후 그룹의 분할과 구조조정을 거쳐 각각 독립적인 기업군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본 글에서는 현대그룹의 대표 산업 분야인 자동차, 건설, 금융 부문의 계열사들이 어떤 흐름으로 발전하고 변화해 왔는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그룹이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67년 '현대자동차주식회사'의 설립부터입니다. 초창기에는 포드의 기술을 들여와 조립 생산을 했지만, 1975년 국산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자동차 제조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현대차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합니다.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현대는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현대자동차는 2000년 독립된 자동차그룹으로 분리됩니다. 이후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 다양한 계열사를 포함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독립적 기업군으로 재편되죠.
정의선 회장이 실질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미래차 기술, 자율주행, 전기차 등의 신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제 전통적인 제조기업을 넘어 플랫폼 기반의 기술기업으로 진화 중입니다.
현대차는 미국,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아이오닉 시리즈를 필두로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계열사 간의 수직계열화도 강력하게 구축돼 있어 부품부터 생산, 물류, 판매까지 전 과정을 그룹 내부에서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현대건설과 건설 계열사 변화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모태이자, 정주영 창업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분야입니다. 1947년 설립된 현대토건이 그 시작이었으며, 국내 주요 인프라 개발부터 해외 수주까지 폭넓은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1970~80년대에는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사우디, 쿠웨이트, 이라크 등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한국 건설 산업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현대그룹 전체가 위기를 겪으며, 현대건설도 2001년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후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하면서 '현대건설'은 자동차그룹 계열로 편입됩니다. 이로써 자동차와 건설이라는 이질적인 산업이 하나의 그룹 내에서 융합되었으며, 이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인프라 확장 전략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주었습니다.
한편, 과거 현대그룹 내에 존재하던 건설 계열사 중 일부는 계열 분리 과정을 거쳐 독립 기업군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산업개발은 2001년 분리되어 지금은 HDC현대산업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여전히 현대차그룹의 일원으로 플랜트 및 에너지 사업 중심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건설 계열사들은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맞춰 부동산 개발, 도시재생, 에너지 인프라, 스마트시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그룹 재편 이후에도 각자의 영역에서 안정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융 산업에서의 현대 계열사 재편
현대그룹은 과거에 금융 계열사도 다수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증권,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해상화재보험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그룹 분할이 진행되면서 이들 금융계열사들도 각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입니다. 이 두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되어 자동차 금융과 연계된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리스, 금융리스,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현대카드는 고객 데이터 분석 기반의 디지털 마케팅,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현대증권은 2016년 KB금융지주에 인수되어 현재는 KB증권으로 운영되고 있고, 현대해상은 과거 현대그룹 계열이었지만 현재는 독립적인 금융 보험사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즉, 과거 현대라는 이름 아래 존재했던 금융 계열사들은 그룹의 해체와 재편을 통해 대부분이 외부 계열로 분리되거나 다른 대기업 금융지주에 인수된 셈입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금융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차량 구매와 연계된 디지털 금융 플랫폼,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 ESG금융 등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 중입니다. 금융 계열사들의 전략적 역할은 이제 자동차 산업의 확장과 맞물려, 소비자 경험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데 중요한 축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은 자동차, 건설, 금융이라는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군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고, 이후에는 각 산업의 특성과 시대 흐름에 맞춰 계열사를 분리하거나 재편해 전략적 독립을 강화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중심의 새로운 현대는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 중입니다. 과거의 통합과 집중에서 현재의 전문화와 분산 구조로 이어지는 이 흐름은 현대의 경영 유연성과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